창의성 안에는 감각이 매우 뛰어난 민감성이 포함된다. 민감(敏感)이란 감각의 예민함을 말하는데, 창의성의 한 요소로 지각력과 관계가 있어 주변 환경에서 오감을 통해 들어오는 다양한정보들에 대해 민감한 관심을 보이고 이를 통하여 새로운 영역을 탐색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민감한 사람은 특히 오감이 뛰어나 남들은 그냥 지나치는 것을 예민한 감각으로 포착하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수 있게 한다.
민감성이 뛰어나려면 관찰력이 뛰어나하는데, 무엇인가를 볼 때 그 특징, 형태, 색, 질감, 분위기까지도 잘 살필 수 있어야 한다. 관찰력이 뛰어나야만이 감각이 예민해지고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냄새맡고, 듣고 생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디자인 분야에선 창의 능력 중 이 민감성이 강조된다. 특히, 그동안 제품을 디자인할 때 색깔과 형태가 중요한 요소였으나 지금은 촉각(觸覺)까지 강조한 소비자의 오감을 파고드는 디자인이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삼성전자의 휴대전화인 햅틱폰이다. 햅틱(haptic)은 촉각을 뜻하는 영어단어로 디자인 분야에선 이미 몇 해 전부터 각광받기 시작한 개념으로 시각과 청각뿐만 아니라 촉각까지 디자인의 영역으로 끌어넣어 제품을 개발하는 것을 말한다. 마케팅의 초점이 소비자의 눈을 사로잡는 시대에서 소비자의 오감을 파고드는 시대로 이동하고 있음을 상징하는 개념이다. 인간은 아주 섬세한 감각의 다발이기 때문에 소비자가 어떻게 느끼게 할 것인가도 디자인의 영역이며, 이 감각을 활용해 세상을 새롭게 느끼고 보다 풍부하게 만들어가자는 것이 햅틱이론인 것이다.
보르도 TV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히트상품이다. 이로써 삼성TV는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이 TV의 성공과 디자인 경쟁력은 TV프레임인 플라스틱의 미묘한 표현에 있다. 소비자가 그 표면으로부터 갖고 싶다는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표현이다.
고급스럽고 먹음직스러우며 완성도 높은 표면 질감. 말로 표현하기 힘든 그 느낌이 바로 소비자의 마음을 자극한 것이다.
이처럼 오늘날 많은 디자인이 형태보다 표면 질감에서 승부를 걸고 있는데, 인간의 예민한 감각인 민감성이라는 창의 능력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대목이다.
햅틱을 구현한 디자인
만든 것 같은 바나나
우유 패키지
출처: 창의성교육의 이론과 실제/전경원/창지사
조선일보 2009년 4월 11-12일 C4-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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